Covid-19에 대응하는 온라인 교육, 학술 활동의 현재와 미래

이상욱 | 동의대학교 미디어광고학부 신문방송학전공

누구도 바라지 않았고, 누구도 익숙해지지 않는 Covid-19 팬데믹 상황이 곧 1년을 맞는다. 처음에는 부정하고 분노하다가 이제는 우울해하고 결국 체념하는 모습들이 주변에 많이 목격된다. 사실 인간의 탐욕이 불러일으킨 환경 재앙은 다양한 측면에서 예측되어 왔었다. 그것이 지구 온난화이든, 해수면 상승이든, 이번과 같은 전염병 상황이든 우리 인간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미래는 다가오고 있다. 1965년 공상과학으로 존재하던 미래는 현재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1 전자신문을 보고, 얼굴을 보면서 손전화기를 사용하며, 태양열 자동차를 몰고 있다. 그리고 집에서도 공부를 하는 미래가 이번 Covid-19 사태로 드디어 지금 도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오래된 미래’는 잠시의 미봉책이나 임시방편이 아닌, 계속 남아 있는 친숙한 친구가 될 것이다. 이런점에서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학술 활동을 한번 돌아보고 이 안에서 더 나아질 새로운 미래를 그려본다.

2020년 말 현재, 학계와 교육계에서 온라인 교육과 세미나는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러나 시작은 혼란이었다. 갑작스럽게 시행된 전면적 비대면 수업은 기술적 문제부터 시작해서 수업 운영과 평가까지 모두 카오스 상황이었다. 또한 이런 혼돈을 교수자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이에 교수자들은 YouTube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으로 소통하며 비대면 수업을 발전시켰다.2 한편 학술 행사는 ‘일단 미루자’는태도로 접어두기 급했다. 일부 대형 학술단체의 온라인 학술대회 사례를 제외하고는 이런 행사를 위한 기술, 시스템, 그리고 경험이 준비되지 않아,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렵게 이루어진 일부 학술행사도 기존 방송 중계업체나 독립 프로덕션 등에 맡겨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고, 전문 진행자가 등장하는 등 겉으로는 풍족하지만 정작 학술적 성과를 나누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여름을 전후로 대학의 온라인 교육 경험을 갖춘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중소 규모의 학술행사도 온라인 공간으로 이동했다. 하반기로 들어서며 온라인 학술 세미나 등은 점차 확산되어, 이제는 대면 학회를 하는 것이 더욱 어색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온라인 교육과 학술행사는 정말 잘 진행되고 있을까? 더 나아갈 바는 없을까?

2학기를 지난 대학의 온라인 교육은 아직도 1학기의 혼란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불만은 2학기에도 반복되고, 교수자들은 교육적 효과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반면 온라인 세미나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전국적, 국제적 학술 세미나도 개인 공간에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쁘고 경제적 제약이 있는 연구자들은 매우 환영한다. 같은 지식 전달-습득 행위 임에도 두 활동에 대한 반응이 다른 이유는 참여자의 적극성, 활동의 개방성, 그리고 정보에 대한 태도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즉 대학 교육은 아직도 교수 중심의 일방적인 활동이며, 성과와 평가 중심의 구시대적교육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상호 소통과 개방, 공유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학술 활동들은 온라인 매체의 도움으로 드디어 새로운 공간에서 본격적으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2000년대 초반 등장한 개방, 참여, 공유의 Web 2.0 논의는 2020년 팬데믹 상황에서도 중요한 개념으로 다시 소환된다.

이 개방, 참여, 공유의 방법으로 현재의 비대면 교육과 학술행사의 방법론을 정확히 돌아보자. 초기에 많이 사용되었던 영상에 의한 온라인 교육과 학술정보 유통은 기존의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 등과 같은 프레젠테이션 도구를 그대로 활용하여 제작할 수 있다는 편리성 때문에 각광을 받았다. 간단한 마이크와 노트북, 심지어 스마트폰만으로도 영상 교육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교육, 학술 활동에 활용된다. 그러나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힘들고 상호 소통이 제한적이기에 그 한계도 명확하다. 특히 자율적인 학습 참여자의 경우 반복 학습과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다는 장점으로 교육 효과가 매우 좋았으나, 수동적인 학습자의 경우 집중도와 학습 정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이로 인해 참여자 간의 격차가 발생하고 장기적으로 정보, 학습의 불평등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반면 Zoom, WebEx와 같은 실시간 온라인 회의 도구를 이용한 실시간 교육, 학술 활동은 갤러리 화면의 크기만큼이나 평등한 관계 속에서 상호 소통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채팅, 자료 공유, 원격 제어, 통역 기능 등을 통하여 더욱 적극적인 참여 공간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수자와 학습자, 참여자가 같은 시간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네트워크 등의 안정성 문제가 있다. 또한 여러 이유로 아직 음질과 화질이 떨어져 전체 교육과 학술행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 역시 적극적인 참여가 없이는 일방적인 영상 전달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런 온라인 회의 도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YouTube의 스트리밍 기능 등을 이용하여 교육과 학술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세미나의 발제자, 토론자들은 오프라인으로 모이고, 행사의 참관자들은 화질과 음질이 안정적이며 개방적인 YouTube로 참관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참여자들에게 매우 친숙하며 추후에도 시청이 가능하여 학술적 효과를 널리 퍼뜨리기 용이하다. 그러나 이는 Zoom 등 실시간 회의 툴을 이용하는 방식에 비하여 상호 소통이 제한되며, 복잡한 장비 세팅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기에 이를 대행하는 업체, 전문가를 초빙할 필요도 있다.

앞서 설명한 세 방법은 개방, 참여, 공유의 측면에서 모두 각자의 장점과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 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상 콘텐츠를 이용하여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 YouTube 플랫폼을 이용하여 개방성을 강조하고, 댓글 기능으로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진다. Zoom은 회의 화면을 다른 장비 없이 간단히 프로그램에서 YouTube와 Facebook으로 스트리밍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했으며, 다수의 참관이 가능한 웨비나 기능을 추가로 운영 중이다. 그런가 하면 사용자 들이 직접 여러 방법론을 혼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교육 · 강연자료는 영상으로 미리 제작하여 실시간에 송출하고, 주요 토론자 ·발제자들은 실시간 회의 툴로 접속하고, 학습자 ·참관자는 YouTube로 시청하며 Kahoot, 카카오톡 오픈 채팅, 그 외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분명 과정은 복잡해지지만, 개방, 참여, 공유의 세 가지 모두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한편 이런 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모더레이터(moderator)의 중요성이 강조되기도 한다. 즉 강연의 방향을 정하고 기획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절한 방법론과 내용을 참여자에게 제공하고, 교육자와 학습자, 발제자와 청중을 연계하는 중재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다. 이는 전문 진행자나 그 분야의 석학이라 해도 반드시 잘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므로, 비대면 교육이나 학술행사에서 모더레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이런 모더레이터의 양성과 훈련이 각 학술단체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분명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2020년의 Covid-19 사태는 우리를 또 발전시킬 것이고, 앞으로 나아가게 등을 떠밀어 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KO도 없고 시합 시간도 정해지지 않은 권투 링 위에서 이기지도, 지지도, 내려오지도 못한 채 계속 도망 다니고 있는 선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은 지속되며, 다음을 위한 준비도, 진리를 위한 탐구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피할 수 없는 경기라면, 그리고 그것이 경기 이후에도 지속될 싸움이라면 혼자가 아니라 함께,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여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김형진. 1965년 만화가 그린 세상이 모두 현실로: 이정문 화백의 1965년 ‘서기 2000년대의 생활의 이모저모’. 한국경제; 2017. 8. 28. Available from: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17082597281.

2. 김주영, 박정환. 대학 교수자들의 온라인 수업 전환 경험 분석을 위한 텍스트마이닝 연구. 교육공학연구 2020;36 Suppl:839-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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