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오픈 액세스 정책의 큰 변화를 예고

바이든 정부는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연구 결과물에 대해서
2026년부터는 즉각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할 것을 지시했다.

번역: 이현정 |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과편협 정보관리위원회 부위원장

[원문: Tollefson J, Van Noorden R. US government reveals big changes to open-access policy. Nature 2022:609;234-235. https://doi.org/10.1038/d41586-022-02351-1]

“그 새로운 정책의 방향은 연방 기관들이 지원을 받는 모든 출판물에 대해
출판 후 지연 없이 공공 리포지터리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연구기관들이 연구비를 받은 결과물을 출판이 된 즉시 무료로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완전 공개를 1년간 유예해 줌으로써 1년간 유료로 공개할 수 있었던 기존의 정책에서 크게 변화한 것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연구자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025년 말까지 이러한 내용을 추진하여 공공자금이 투입된 과학 연구를 바로 이용 가능하도록 만든다면 open access (OA) 운동을 더욱 장려하는 부양책이 될 것이다. OA 운동은 유럽 기금이 이끄는 제로-엠바고 OA를 향한 프로젝트인 Plan S를 통해 이미 크게 고무되었다. 하버드 대학교(Cambridge, Massachusetts)의 오픈 액세스 프로젝트 디렉터 Peter Suber는 이를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고 말한다. 유럽 주도의 Plan S를 지원한 cOAlitIion S 그룹의 경영진 Johan Rooryck은 이러한 미국의 새로운 정책은 학술 술판의 판도를 바꿀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백악관의 과학기술정책실(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OSTP)이 연방 기관에 발행한 지침에 따라 8월 25일에 발표되었다. OSTP는 보조금을 받은 논문들이 피어 리뷰를 거친 후 지체 없이 기관이 승인한 공개 리포지터리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을 각 기관에 권장한다. 각 기관은 이것을 어떻게 수행할지에 대한 자체 프로토콜을 개발할 것이고, 이 프로세스는 향후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완료될 것이다.

Alondra Nelson OSTP 국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인들은 매년 수백억 달러의 첨단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으로 미국 대중과 연구에 대한 투자의 결과물 사이에서 지연이나 장벽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학술 저널에서 논문을 OA로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 연구 논문을 리포지토리에서 즉시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출판사는 도서관이 학술지 구독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출판사들이 OA 출판으로 더욱 많이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금까지 Nature 뉴스 팀이 연락한 출판사들은 연구자를 위한 OA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기관들이 OA 출판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기를 바라며, 출판사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연이 전혀 없는 (논문) 접근

OSTP 지침은 거의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미국의 공개 액세스(public access) 정책을 기반으로 한다. 2008년에 생명의학 분야의 주요 연구 발주기관인 미국 국립보건원(U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은, 연구비를 지원받은 논문은 출판 후 1년 이내에 공공 저장소에 연구를 기탁하도록 했다. 5년 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이 정책이 약 20개 연방 기관의 연구자금을 받는 수탁자를 포함하도록 요건을 확장했다. 이 정책에 따라서 매일 300만 명이 800만 개 이상의 학술 출판물을 매일 무료로 읽고 있다.

이번 백악관 지침은 바로 이 1년의 유예기간을 삭제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 정책이 모든 사람이 공공기금을 받은 연구 결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혁신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은 기초 및 응용과학에서 인문학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기관과 이들이 지원하는 다양한 연구로 인해 미국 연방 정부 전체가 참여하기는 어려웠다. Suber는 “이제 우리는 전면적인 개방형 액세스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OA 동향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정책이 과학 출판 산업 전반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지켜보고 있다. cOAlition S의 전략 책임자인 Robert Kiley는 출판사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론상, 피어 리뷰를 통과한 버전의 논문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개 리포지터리에 초점을 맞추면 저널은 계속해서 기관들에 구독료를 부과하고 최종 논문이 페이월(paywall) 뒤에 공개되도록 유지할 수 있다. 출판사가 구독료의 손실을 우려하겠지만, 실제로 미국 내의 연구들이 12개월 가량 공개 지연되는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일리노이 대학교 Urbana–Champaign 캠퍼스의 사서인 Lisa Hinchliffe는 이러한 정책이 저널이 완전히 개방되도록 시스템을 전환하는 계기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금 지원 기관이나 도서관이 저널에서 OA 출판을 위해 미리 논문당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연구자를 위한 지원을 늘릴 것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8월 25일에 발표된 ‘미국 공공접근 정책의 경제학에 대한 OSTP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NIH와 미국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이러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것은 NIH의 현 연구예산의 약 0.5%로 추정된다. 그러나 연구 도서관들은 공공접근에 대한 예산을 0.2%에서 11%까지 지출하고 있어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Kiley는 혼합된 비즈니스 모델의 생태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저널은 도서관과의 벌크형 계약과 같이 저자에게 논문당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모델을 채택할 것이다.

출판사들의 반응

Nature 학술 저널 출판사는 백악관의 목표를 지지하고 새로운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세계 최대의 과학 출판사인 Elsevier의 대변인은 “연구에 대한 오픈 액세스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OSTP의 지침을 이해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AAS)의 회장인 Sudip Parikh는 이 지침이 우리 저널에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보고 있다. AAAS는 이미 저자가 승인된 원고를 출판 직후 기관 리포지터리에 게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Parikh는 이러한 원고에 대한 액세스를 허용하는 추가 방법을 모색 중이며, 이것은 “독자와 저자를 위하여 과학 출판에 대해 평등한 접근을 보장”하는 것을 돕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Nature를 발행하는 Springer Nature의 OA 부사장인 Carrie Webster는, Springer Nature가 580개의 완전한 OA 저널과 2,000개의 출판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완전한 OA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저널에 논문을 OA로 출판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을 언급하고 있는 “Gold OA를 지원하기 위한 미국 연방 자금 지원 기관의 책임”을 자사가 확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Nature 뉴스 팀은 출판사 입장과 편집상 독립적임).

워싱턴 DC의 미국출판사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Publishers, AAP)는 OSTP의 발표는 “심각한 경제적 영향을 포함한 전면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결정에 대해 이번 행정부의 공식적이고 의미 있는 협의나 대중의 의견 없이 나온 것으로,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 및 품질이 우려될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AAP는 2019년 미국의 OA 정책을 백악관이 변경한다는 루머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 곳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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