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원고편집인 기초교육과정 참관기

문지용 |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지(Tuberculosis and Respiratory Diseases) 편집위원,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호흡기내과

교육기간: 2021.03.10–2021.04.28. (매주 수요일 오후 4시간)

필자는 Tuberculosis and Respiratory Diseases(TRD)의 편집위원회(editorial board)의 일원으로, 이번에 학회 사무국의 추천으로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원고편집인(manuscript editor, ME) 기초교육과정을 수료하게 되었다. 지원하게 된 동기는 스스로 학술지에 보탬이 되어야 하겠다는 사명감뿐 아니라, 필자의 ME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논문을 출간할 때 거의 마지막에 접하게 되는 ME는 평소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과정과 수련으로 ME가 되는지 궁금했다. TRD에 대해 짧은 소개를 드리면,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공식 학술지로서 Emerging Sources Citation Index(ESCI), Scopus, PubMed, PubMed Central(PMC), Directory of Open Access Journals(DOAJ), KoreaMed, CrossRef, Google Scholar 등에 등재되었고, 금년에 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SCIE) 등재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전에는 오프라인으로 하던 교육이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해 2020년에는 연기가 되었고, 올해에는 온라인 교육으로 이루어졌다. 만약 오프라인 교육이었다면 필자는 처음부터 참석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장소에 큰 구애가 없으니 병원에서 무슨 일이 갑자기 발생할까 봐 수강을 꺼릴 필요는 없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예년과 달리 금년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많은 분들이 기초교육과정에 참여한 것 같았다.

수강 첫날 먼저 40명의 수강생을 4개의 조로 나누고, 서로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사진 1). 조는 주로 참석자의 전공에 따라 분류되었고, 필자는 4조에 속했는데, 4조는 생의학 전공이면서 학계에 있거나 편집위원인 분들로 구성되었다. 1, 2주 차 때는 조원들이 서로 과제를 평가하고 점수를 매겨서 조장이 이를 취합했는데, 3주 차부터는 네이버 카페의 과제 게시판에 각자 과제를 게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마도 오프라인 교육일 때 조장을 중심으로 조원들이 토론하고 발표하던 시스템을 온라인 교육에 맞게 변경한 것 같았다.

1주 차는 앞서 말한 자기소개를 하고, ME의 개요를 듣는 시간이었다(사진 2). ME가 투고규정에 맞게 원고를 수정하는 업무 외에, 투고규정을 만들고 출판 윤리를 준수하며 해당 학술지의 대외적인 위상 강화에도 힘써야 함을 알 수 있었다. 해외의 ME 구인·구직 광고와 관련 사이트를 통해 외국의 현황을 엿볼 수 있었고, AMA, APA, IEEE 등의 학술 논문 스타일에 대한 기초지식도 쌓을 수 있었다. 참고할 만한 사이트와 문헌에 대한 충분한 소개가 좋았다.


<그림 1> 4조 조별모임


<그림 2> 1주차 원고편집인 개요 강의

2주 차에는 ME의 기본 업무인 원고 교정의 기초를 배우고, 3주 차에는 영어 구두점을 배웠다. 논문을 작성하는 연구자로서 2, 3주차의 교육은 어렴풋이 알고 있던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가장 알찬 강의였다. 필자가 논문 작성을 배울 때 이런 내용을 알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문 원고 교정 시간에는 우리말 논문에 대해 한글 사용자로서 틀리기 쉬운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셨다.

4주 차는 정보 검색과 기초 통계에 대한 교육이었다. PubMed 외에, 평소 이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검색 엔진에 대해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초 통계 시간에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갔던 통계 용어들에 대한 정의를 다시 공부해 볼 수 있었다. 검색 엔진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서지 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도 함께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주 차의 표와 그림 교정과 이에 대한 실습도 연구자로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표와 그림을 어떻게 구성하며, 간결하면서 분명하게 만들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원고 교정 실습과 PDF 교정도 해 보았다.

6주 차에는 공학계 논문 교정과 편집지침에 대한 교육을, 7주 차에는 투고규정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논문의 출간 과정과 출판 윤리뿐 아니라, 학술지 관리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8주 차에는 학술지 관련 최신 정보와 학술지 평가/인용지수에 대한 교육을 받은 후, 8주간의 내용을 정리하는 평가시험을 보았다.

연구자로서 논문 작성에 도움이 될 만한 교육은 2, 3, 5주 차였지만, 나머지 교육 역시 학술지의 편집인으로서 학술지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학술 출판에서 투명성 원칙과 처리 기준, 저작권과 라이선스, 젠더 혁신 정책 등은 다른 곳에서는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다.

8주간의 교육 참가와 매주 해야 하는 과제가 솔직히 쉽진 않았지만, 학술지 편집인과 연구자로서 배울 점이 많았다. 학술지에 원고 투고를 준비하는 연구자들에게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얼굴 없이 화면 구석의 한 칸만 차지하고, 반응도 적은 수강자를 위해 열심히 강의해 주신 선생님들께 큰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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