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ESCI 등재 신청을 망설이지 말자

허선 | 한림의대, 과편협 회장

지난 2021년 6월 30일 클라리베이트(Clarivate)에서 2020년도 Journal Citation Ranking (JCR)을 발표하여, 편집인들은 자신의 학술지의 서지계량학 지표를 살피려고 모두들 열심히 읽었다. 이번에 JCR에서 새 지표가 나왔는데, Journal Citation Indicator (JCI)이다. 이것은 분모를 해당 연도 이전 발행 3년분의 citable article (종설, 증례, 단보, 원저, 에세이 등)의 개수로 하고, 분자는 이 citable article을 지난 3년과 해당 연도에 인용한 횟수로 하여 계산한다(그림 1).

SCIE, ESCI 등재지를 포함하며 JCI 평균값은 1.0이다. JCI가 2라면 평균보다 두 배 더 많은 인용을 받았다는 것이고, 0.5라면 평균의 반 수준을 뜻한다. 마찬가지로 4이면 평균의 4배, 0.2이면 평균의 5분이 1 수준이다.

2020년도 JCR에서 국내지 중 ESCI 등재지는 총 7,285종 가운데 127종(1.74%), SCIE 등재지는 총 9,531종 가운데 128종(1.34%)이다. 이 중 대부분은 과학 학술지이다. 이 JCI는 해당 범주에서 SCIE 등재지와도 비교할 수 있다. 즉, ESCI 등재지라도 SCIE 등재지보다 JCI값이 높은 종도 다수 있다.


<그림 1> Journal Citation Indicator time period (Szomszor M. Introducing the Journal Citation Indicator: a new, field-normalized measurement of journal citation impact [Internet]. Philadelphia (PA): Clarivate; 2021 [cited 2021 Nov 16]. Available from: https://clarivate.com/blog/introducing-the-journal-citation-indicatora-new-field-normalized-measurement-of-journal-citation-impact).

이런 지표는 클라리베이트에서 Emerging Sources Citation Index (ESCI) 등재지를 Science Citation Index (SCIE) 등재지로 편입할 때 고려 사항이 된다. ESCI 등재는 SCIE 등재 후보가 된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SCIE 등재를 신청한 학술지가 24가지 평가 기준을 통과하면 우선 ESCI에 등재시킨다. 이후 영향력지표가 해당 범주 중간값(50%)이 넘으면 SCIE 등재 심사에 들어간다. 물론 이 중간값을 넘었다고 모두 SCIE에 등재되는 것은 아니다. 학술지 편집위원의 업적, 게재 논문 저자의 업적, 학술지 aims and scope의 특이성 등을 평가하여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학술지를 SCIE/ESCI에 등재하려면 우선 'Publisher Portal Access Request (https://support.clarivate.com/ScientificandAcademicResearch/s/publisher-portal-access-request?language=en_US)' 사이트에 방문하여 간단한 학술지 정보를 입력하여야 한다. 입력할 내용은 간단하여 5분이면 충분하다. ‘신청자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직위, 발행처와의 관계, 발행처 이름, 발행처 주소, 발행처 국가와 도시, 발행처 전화번호, 발행처의 URL’이 그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학술지 URL이 아니라 발행처 URL을 기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학회라면 학회 영문 누리집이 있어야 하고, 여기에서 학술지 URL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는 클라리베이트가 학술지 자체보다 발행처를 먼저 점검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대개 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이므로 이해관계가 없으나, 해외에는 수많은 상업출판사가 있으므로 이를 미리 거르는 장치라고 여긴다.

이때 신청자의 이메일 주소는, 학회가 발행처이면 학회 도메인이 포함된 이메일 주소로, 학교가 발행처이면 학교 도메인의 주소로, 그리고 기관이 발행처이면 기관명 도메인의 주소로 신청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Journal of Educational Evaluation for Health Professions 학술지가 신청한다면, 이메일 주소가 반드시 <jeehp_editor@kuksiwon.or.kr>와 같이 발행처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도메인이어야 한다. <jeehp_editor@jeehp.org>과 같은 학술지 도메인, <jeehp_editor@hallym.ac.kr>과 같은 학교 도메인, <jeehp_editor@gmail.com>과 같은 상업회사 도메인 메일은 신청할 때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대학에서 학술지를 발행한다면 대학 도메인을 사용한다. 만약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가 등재 신청한다면 메일 주소를 <se_editor@kcse.org>와 같이 협의회의 도메인 주소로 적어야 한다(위의 예로 든 메일 주소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 주소임).

이렇게 Publisher Portal Access Request 폼을 보내면 클라리베이트에서 점검한 후 Technical Support-Korea 팀에서 “Publisher Portal Access 권한이 부여되었으며 신청한 메일로 https://apps.clarivate.com/publisherportal에 들어가서 학술지 정보를 입력하라”고 연락이 온다. 그러면 여기 들어가서 ISSN, Language, Journal detail, Access information, Contact Information을 차례대로 입력한다. 이후 Journal status가 “under evaluation”으로 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청이 완료되어 클라리베이트에서 심사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만약 Publisher Portal Access Request에서 신청하고 나서 4주 이내에 Publisher Portal Access 권한을 부여한다는 연락이 없다면, Publisher Relations team에 문의하여 보아야 한다. 메일 주소가 학회 도메인이 아니라면 계속 진도가 나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지난 2021년 8월 27일 이전에 등재를 신청한 후 등재 여부에 대한 답을 받지 못한 학회는 Publisher Portal Access Request에서 새로 신청하여야 한다.

이렇게 두 단계를 거쳐 등재 신청(two-step application)을 한 후 바로 SCIE에 등재되는 학술지가 없지는 않지만, 매우 드물다. 우선 ESCI 잡지로 등재되어 클라리베이트에서 매년 영향력지표를 관찰하다가 영향력지표가 50% 수준 이상이면 그때 SCIE 등재 심사에 들어간다. ESCI 등재지에 포함시킬 때의 심사 항목은 아래와 같다.

첫째, 학술지 기본 양식을 잘 지켰나 본다. ISSN, 학술지 표제(title), 학술지 발행인(처), 학술지 URL 주소, 학술지 열람 허락, 전문가심사 정책 도입, 연락처 정보 등이다.

둘째, 편집 기본사항 준수를 점검한다. 학술 내용, 영문 논문 제목과 초록, 서지 정보 로마자 표기, 언어의 명확성, 정시성과 권(volume), 웹 사이트 기능/학술지 형식, 윤리 강령, 편집위원회 정보, 저자 정보가 잘 표기되었는지 관찰한다.

셋째, 편집 수준과 질을 평가한다. 편집위원회 구성, 윤리 정책 유효성, 전문가 심사, 내용 관련성, 연구비 지원 세부 사항, 해당 학문 분야 표준 준수, 저자 분포, 참고문헌의 적절성 등을 점검한다.

이런 내용은 결국 훌륭하게 편집한 학술지인지, 학술지로서 기본을 잘 지켰는지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항목은 모두 온라인에서 보며, 인쇄본은 심사 대상이 아니다. 나머지 항목은 모두 충분히 어렵지 않게 기술할 수 있으나, 가장 가늠하기 어려운 점은 학술지 논문 수준(전문가 심사, 내용 관련성)을 점검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논문을 꼼꼼하게 심사하고 학술지 aims and scope에 맞는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 “해당 학문 분야 표준 준수” 역시 마찬가지로 질 평가이다. 그 분야에 적절한 수준과 내용인지 파악하고 실어야 한다.

그러면 SCIE와 ESCI에 등재된 255종 이외의 국내 미등재지는 어떻게 할 것인가? ESCI는 인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언어도 무관하므로, 우선 망설이지 말고 바로 등재 신청할 것을 권한다. 물론 온라인 학술지의 모습을 국제 수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우선 전문 JATS XML로 학술지 누리집을 구성하고, 다양한 기능을 주고 내용을 잘 배치하여 쉽게 학술지 논문을 파악할 수 있도록 누리집을 국제 최고 수준으로 꾸며야 한다. 국내 업체들 중 워낙 수준 높게 하는 곳이 여러 곳이므로, 구현에 어려움은 없다. 자신의 온라인 학술지가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에서 발행하는 Science Editing (https://www.escienceediting.org) 정도의 모습을 갖추고 나면 바로 신청하기 바란다. 클라리베이트에서 이를 점검하여 일정 수준 이상이면 ESCI에 등재시킨다.

클라리베이트에서 2015년도에 처음 ESCI 학술지를 선정할 때 목표가 5,000종이었다. 지금은 7,000종 이상이라서 앞으로 계속 추가할지는 미지수이나, 우리나라 학술지는 굳이 신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혹시 탈락 의견이 오면 그 내용을 반영하여 개선하면 충분하다.

그런데, 우리 학회지는 국내 독자와 연구자를 위한 국문지이고 해외에서 투고는 아예 없는 교육용 지역학술지(local journal)로서 10년, 30년 뒤에도 계속 발행할 것이므로 이런 국제적인 색인 데이터베이스에 등재시킬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신청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국문지라 ESCI에 등재되어도 인용도가 낮아서 SCIE 등재지가 되는 것은 연목구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국제지로 발전시킬 의사가 없어서 이런 등재 작업을 애써 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면 하지 않아도 그만이고, 짧은 시간이라도 투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런 등재 신청을 준비하면서 학술지 형식과 양식을 국제 수준으로 갖추고 학술지 누리집 역시 짜임새 있게 구성하며, 원고편집과 영문 교열을 시행하고 full text JATS XML 제작하는 등 학술지 자체를 국제 수준으로 발행하는 계기가 된다면 학술지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논문 양이나 질에 비하여 등재 학술지의 수는 지나치게 낮다. 즉, 국내지가 저평가되어 있다. 최소한 SCIE 등재지 286종(3.0%), ESCI 등재지도 218종(3.0%)은 되어야 현재 우리나라 학문 수준에 부합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학술지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못하여 상업출판사가 지배하는 학술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다. 옆 마을 학술지는 SCIE, ESCI 등재지로 가는데 굳이 가만히 있을 필요는 전혀 없다. 친구 따라 강남(서울 강남 아닌 양쯔강 아래의 마을)에도 가는데 실패를 두려워 말자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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