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편협 창립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참관기 (Session A)

오병모 | 대한뇌신경재활학회 편집위원장

의학 분야 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 일하면서, 학술지 출판환경이 변화하는 속도와 폭에 압도되어 가슴이 답답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편집위원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이해를 추구하는 연구자로서의 어려움도 점점 배가되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지식의 불완전함을 보완하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결과를 측정하여 분석하며, 그 결과를 요약하여 한 편의 논문으로 출판하는 과정은 매우 즐겁고 보람 있는 과정이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즐겁기는 커녕 일종의 고역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이런 고된 노력의 결과물들을 약탈적 학술지라는 포식자들이 가로채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session A에 임했다.

Session A의 첫 번째 강의는 The Lancet 지의 senior executive editor인 Duc Le가 맡았다. 편집인 역할의 ABC를 재확인하는 잘 정리된 강의였다. 명성이 있는 저널은 여전히 흐름을 잘 따라갈 뿐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선도하고 있어서, 미래를 크게 염려하지 않는 것 같았다. 논문의 평가에 대한 편집인의 역할을 원론적으로 강조하고 있었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강자의 여유'라는 문구가 떠올랐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생존에 대한 치열한 고민보다는 오히려 기본기에 더욱 충실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자세를 읽을 수 있었다. 국내 업체인 M2PI의 조윤상 대표가 맡은 두 번째 강의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위기의식과 생존에 대한 고민이 가득 묻어 있었다. 다국적 대형 출판사들의 시장 장악력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국내 출판사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편집 및 제작에 국한하지 않고 수요자인 저널 편집인들의 다양한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윤철희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서는 계속해서 변화되고 있는 Open Access 운동, 편집인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 점점 높아지는 사회적 기준, 인공지능의 역할 등이 거론되었다. 단순한 작업을 대신해 줄 수 있는 디지털 도구들이 개발되면서, 전체 편집인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는 흥미로웠다.

Session A를 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10년 동안 학술지 편집인들은 연구 진실성, 투명성, 신뢰에 대해서 더욱 높은 기준을 요구받을 것이며,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인공지능에 기반한 다양한 도구들을 더 자주 사용하고 의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또한, 잡음(noise)이 가득한 세상에서 모차르트 선율의 가치가 배가되듯이, 학술 세계의 잡음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학술지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분야의 학술적 가치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기본기에 충실한 학술지로서 명성을 쌓아야 한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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