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CSE Annual Meeting 참관기

김기홍 | 과편협 부회장, 아주대학교 물리학과

지난 5월 3일부터 5일까지 미국의 Council of Science Editors(CSE)가 주최하는 2021 CSE Annual Meeting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주요 세션들은 한국 시각으로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 15분까지 3일간 진행되었다. 3일간의 구성은 매우 유사했는데, 먼저 1시간 동안 2개의 토론 세션을 동시에 진행한 후 30분간 교육 세션을 진행하였다. 다음에는 1시간 동안 기조 강연을 진행하였고, 이후 4개의 발표 세션들을 1시간 동안 동시 진행하는 것을 두 번 반복하였다. 즉, 3일간 토론 세션 6회, 교육 세션 3회, 기조 강연 3회, 발표 세션 24회가 진행되었다. 많은 세션 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매우 다양한 주제에 관한 발표가 이루어졌으며, 전체적인 진행은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진행 시간이 한국 시각으로는 한밤중이라 모두 참가하기는 힘들어서, 필자는 인공지능 응용 등 필자가 특히 관심 있는 몇 개 주제에 관한 세션들을 선택하여 참여하였다. CSE에서는 등록자들이 많은 세션의 녹화 영상을 볼 수 있게 하고, 대부분의 발표 자료들도 내려받을 수 있게 해 놓아서 큰 도움이 되었다. 동시 진행되어 참여할 수 없었던 세션들의 녹화 영상과 발표 자료들도 다 볼 수 있으므로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상당수의 녹화 영상에는 음성 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발표자들이 말한 내용의 스크립트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발음을 분명하게 하는 발표자들의 경우에는 스크립트가 90% 이상 정확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첫날의 기조 강연 연사는 미국의 COVID-19 관련 각종 데이터를 모아 발표하는 단체인 COVID Tracking Project의 Science Communication Lead인 Jessica Malaty Rivera였다. 주제는 대중과의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 COVID-19에 국한되지 않은 일반적인 과학 소통에 관한 견해를 발표하였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몇 가지 방법들은 과학 논문을 작성할 때 사용하는 방법들과 매우 유사하다고 느껴졌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담당자는 과학자와 비 과학자의 언어뿐 아니라 유사 과학자들의 언어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정서적, 문화적 언어에도 익숙해야 한다는 언급이 인상적이었다.

첫날의 발표 세션 중에는 “Managing information from preprints”라는 제목의 세션이 특히 흥미로웠다. 이 세션뿐 아니라 많은 다른 세션들에서도 프리프린트(preprint)가 자주 언급되었는데, 이것은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COVID-19 관련 논문들이 프리프린트로 발표되면서 그 영역이 크게 확대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첫 번째 연사는 생물학, 의학 분야의 대표적 프리프린트 사이트인 bioRxiv와 medRxiv의 공동 창립자인 John Inglis로, 팬데믹 기간 중 이 사이트들의 이용과 관련한 각종 수치 자료들을 발표하였다. 또한 이 사이트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논문들의 사전 검증 과정을 설명했는데, 물리학 분야의 프리프린트 사이트인 arXiv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인력에 의해 더 엄격한 검증을 거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연사는 편집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Inera의 Bruce Rosenblum이었고, 프리프린트의 인용 및 메타데이터 관련 문제점들에 대해 발표하였다. 프리프린트를 게시하는 사이트 중에 프리프린트임을 명확히 공지하지 않는 경우, 같은 논문을 여러 사이트에 게시하는 경우, 처음 게시된 프리프린트와 수정된 프리프린트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경우 등 많은 문제점이 존재하는데, 이는 앞으로 신속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로 생각된다. 세 번째 연사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프리프린트의 확대를 지지하는 단체인 ASAPBio의 Iratxe Puebla였고, 프리프린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메타데이터의 충실한 작성 및 프리프린트 심사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발표하였다. 첫날에는 이외에도 XML 기초, 오픈 액세스, 편집위원회의 다양성 등 많은 주제에 대한 발표가 진행되었다.

둘째 날의 발표 세션 중에는 인공지능 응용에 관한 세션인 “Artificial intelligence-assisted editorial tools” 세션이 흥미로웠다. 학술지의 편집 및 출판에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자연 언어 처리 등의 인공지능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최근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첫 번째 발표는 학술지 출판사인 Frontiers의 Robyn Mudgridge와 Hannah Hutt이 Frontiers에서 자체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반 편집 소프트웨어인 AIRA를 소개하였다. 이 소프트웨어는 제출된 원고의 수준과 연구 윤리 위반 여부 등을 여러 측면에서 자동으로 조사하고, 적절한 심사자와 편집위원을 찾아주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를 사용한 결과, 논문 심사의 질과 심사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음을 발표하였다. 두 번째 발표는 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s(ASCE)의 Jennifer Chapman이 ASCE에서 출판하고 있는 네 개 학술지에 UNSILO Evaluate라고 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경험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소개하였다. 주요 기능은 제출된 논문들에 대해 문장의 질, 인용 문헌의 정확성, 자기 인용 사례, 표와 그림의 정확성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편집인의 판단에 보조적인 도움을 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세 번째 발표는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AACR)의 Daniel Evanko가 AACR에서 개발하고 있는 SciScore라는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에 대해 소개하였다. 이 소프트웨어의 주목적은 논문 결과의 재현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저자들은 논문 제출 시에 논문의 방법 섹션에 대해 SciScore를 적용하여 점수를 부여받는다. 이 점수는 의학 분야의 연구 방법, 자료 출처 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전문적인 항목들의 엄밀함과 일관성을 자동으로 조사하여 부여되는데, 10점 만점에 4점 이하이면 저자들은 수정을 요구받게 된다. Chapman은 이런 과정을 통해 전반적으로 논문의 질이 향상되었음을 발표하였다.

둘째 날에 특히 흥미를 끈 또다른 세션으로 Parrish Law Offices의 변호사인 Debra Parrish가 발표한 “Research misconduct corrections/retractions: How to avoid getting sued”가 있었다. 연구 윤리 위반으로 판정되어 학술지에서 게재 철회되는 논문들과 관련하여 일어날 수 있는 각종 민사 소송에 관해 다양한 판례를 중심으로 발표하였다. 판권 침해, 표절, 연구 부정, 명예 훼손 등 여러 상황에서 특히 학술지 측이 피소되는 상황들의 예와, 이런 소송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였다. 둘째 날에는 이외에도 저자 명단 변경에 관한 정책, 패스트 트랙(fast-track) 출판 절차, 오버레이(overlay) 학술지 등의 주제에 관한 세션들이 진행되었다.

셋째 날의 기조 강연은 “Ethics whistleblowers and the responsibilities of journal editors”라는 제목으로, 두 명의 연사가 주제를 발표한 후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토론의 주제는 논문에 발표된 데이터나 그림의 조작, 이해 충돌 등 연구 윤리 위반이 발견되었을 때 편집인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Elisabeth Bik은 명백한 위반 사례가 발견된 경우 공개된 방식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을 지지하였다. 반면에 University of Connecticut의 Daniel Bolnick은 공개적인 방식으로 처리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을 지적하고, 더 신중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학문과 학술지를 위해 낫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필자는 Bik의 더 급진적인 주장을 따를 경우 학술 논문에 대한 검증 및 평가가 마치 신문 기사에 대한 인터넷 댓글과 유사해질 수 있다고 느껴져 Bolnick의 주장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었다.

셋째 날의 세션 중에는 “The ethics of data sharing”이 특히 흥미로웠다. 첫 번째로 Committee on Publication Ethics(COPE)의 Council Member인 Trevor Lane이 발표했는데, 책임 있는 데이터 공유와 관련하여 COPE가 제시한 기본 원칙들을 정리하여 소개하였다. 두 번째 연사는 American Geophysical Union의 Shelly Stall로, 공개된 데이터를 사용하여 작성한 논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실제 사례들을 통해 소개하였다. 세 번째 연사는 Taylor & Francis의 Matt Cannon이었고, 개인 정보가 포함된 데이터의 사용을 포함한 여러 사례에 대해 편집인이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발표하였다. 데이터 공유가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여러 원칙이 충돌하거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이 문제는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셋째 날에는 이외에도 저자에게 편리한 논문 제출 방식, 학술지 경영 등의 주제에 관한 세션들이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기술한 것처럼 2021 CSE Annual Meeting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관한 많은 발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서 매우 유용한 미팅이었다고 생각되었다. 특히 상당수의 세션이 학술지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전문적인 편집인, 출판인들을 위해 기획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팬데믹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학술지의 출판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 새로운 방향으로의 발전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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