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편협 정기총회, 학술대회 및 포스트 컨퍼런스 참관기

정최경희 | 이화여대,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 편집위원장

2020년 12월 Annals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AOEM)의 편집위원장이 되면서 전임 편집위원장님으로부터 인수인계 받은 내용 중 하나가, ‘과편협에 편집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거기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부편집위원장으로 꽤 오래 이름을 걸고 있었으나 편집인으로서 소양이 매우 부족한 상태였던 필자는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워크숍이나 컨퍼런스 등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21년도 과편협의 연구윤리워크숍과 출판윤리워크숍, 22년 1월 정기총회와 학술대회, 포스트 컨퍼런스에 참여하였다. 이 글에서는 올해 진행된 정기총회와 학술대회, 포스트 컨퍼런스에 참여했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AOEM은 1989년 ‘대한산업의학회지’로 창간된 후, 표제를 변경하면서 34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대한직업환경의학회의 학회지이다. 현재 SCOPUS, ESCI에 등재되어 있고, SCI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임 편집위원장님의 노고로 국제 색인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SCI 등재 소임은 자연스럽게 필자의 몫이 되었다. 이를 위해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고민 중인데, 과편협의 올해 프로그램도 역시 큰 도움이 되었다.

정기총회는 여타 학술단체의 총회와 유사하게 과편협의 운영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허선 과편협 회장께서는 특히 개회사에서 preprint policy, best practice, DOAJ 등 편집위원장으로서 놓치지 말아야 할 현안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주셔서 인상 깊었다. AOEM에서는 preprint policy를 누락하고 있었는데, 참고할 수 있는 다른 저널의 정책 예까지 안내되었다. 또 우리 학술지가 DOAJ에 등재되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알려주어, 바로 검색해보니 AOEM이 아직 DOAJ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정말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SK mySUNI 김지현 부사장의 기조 강연 <메타버스 시대, 연구의 미래와 학술출판 혁신> 역시 흥미진진했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감이 안 오던, 방심하면 [메타뻐-스]로 발음하여 웃음을 주던 필자가 그나마 메타버스의 개념을 잡고, 현재 어느 발전 단계에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었다. 학술지 출판과 관련해서는 향후 더 많은 상상이 필요할 듯하나, 당장 수년 내 당도하게 될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장애인의 삶이, 환자의 삶의 질이, 노인의 생활이 달라질 수 있을지, 그렇다면 나의 노후도 가상공간에 위탁해야 하는 건 아닐지, 메타버스를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며칠을 두고 머리에 맴돌았다.

학술대회의 두 번째 발표자는 장재화 Crossref 한국 대사였다. 흔히 DOI를 부여하는 기관으로 알고 있는 Crossref는 그뿐만 아니라 학술 연구 자료의 등록, 연결, 배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Crossref의 기능이 세계 각 지역에서 원활히 수행되어 학술 공동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임명된 지위가 바로 Crossref 대사로, 2018년부터 Crossref Ambassador Program이 시작되었다. Crossref 대사는 학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하는 자리로, 22년 현재 전 세계에 29명의 대사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간 Crossref 한국 대사로 한국 학술 발전에 기여해오신 장재화 선생님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포스트 컨퍼런스에는 저널의 실제 운영과 관련된 알토란 같은 강의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허선 회장의 <ESCI부터 SCIE 등재까지 어떻게 준비할까?>는 현재 ESCI 등재 상태인 AOEM을 위한 맞춤형 강의라 할 만했다. SCIE 등재를 위한 기술적인 접근뿐 아니라 전체 지형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많은 공부가 되었다. 모든 내용이 편집위원장이라면 반드시 숙지하고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어서, 필자의 과제를 빠짐없이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저널의 인용지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구글 스칼라를 이용하는 방법도 <Let’s sit on the Giant’s shoulder, Google Scholar> 강의에서 습득할 수 있었다. 개회사에서 허선 회장께서 강조하신 DOAJ 등록에 대해서도, <DOAJ에 등록하여야 open access로 인정받는다> 강의에서 그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받았다. 이와 동시에 전행된 parallel session으로는 <국‧영문지로 PMC 등재시키기 불가능하지 않다>와 <최근 국내지 SCOPUS 등재 신청 후 흔한 탈락 사유는 무엇일까?>의 두 강좌가 마련되어 있어서, 이에 해당하는 저널들에 역시 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여긴다.

양일간의 일정은 필자에게 많은 과제를 안겨주었다. 과제를 즉시 해결해야 하지만, 바로 다시 본업의 업무가 밀려와 틈이 날 때 간간이 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마음만큼 속도가 잘 붙지 않는다. 재정적으로 넉넉지 않은 학회에서 출판하는 저널의 사정이 이러하다. 그러나 과제를 정확히 파악했고, 어찌 풀어가야 할지도 가르침을 받았으니 답답하던 안개가 걷힌 듯하다. 이러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신 과편협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제 코로나 대유행을 뒤로하고, 대면으로 같은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조만간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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