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pus 최신 등재 절차와 심사 동향

박배호 | 건국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과편협 대외협력위원장, Scopus 선정자문한국위원회 위원장

현대의 학자들이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관련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 중의 하나가 학술 논문이다. 학술 논문이 제시하는 데이터와 그 해석 및 주장에 대한 기본적인 검증과 엄격한 심사 및 관리는 논문을 게재하는 학술지의 역할이므로, 학술지의 수준 및 신뢰도는 매우 중요하다. Scopus와 같은 국제 색인에 등재된 학술지는 국제 색인이 제시하는 심사 기준들을 통과했기 때문에 그 수준과 신뢰도가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제 색인을 통해 다양한 통계들이 집계되므로 학술지의 현황 및 변화를 다양한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국제 색인 등재는 학술지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이다.

2021년 6월 기준으로 총 481종의 국내 학술지가 Scopus에 등재되었으며, 4개의 대분야별로 보면 Health Sciences 145종, Life Sciences 91종, Physical Sciences 162종, Social Sciences 83종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총 32,109종의 학술지가 Scopus에 등재되었으며, Health Sciences 7,363종, Life Sciences 5,029종, Physical Sciences 8,789종, Social Sciences 10,928종이다. 국내 학술지의 경우 Physical Sciences 분야에서 Scopus에 가장 많이 등재되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Social Sciences 분야에서 Scopus에 가장 많이 등재되었다. 2020년에서 2021년 10월 사이에 총 75종의 국내 학술지가 Scopus에 등재 신청을 했고, 이 중 45%인 34종의 학술지가 등재 승인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도 2020년에 등재 신청한 3,008종의 학술지 중 44%인 1,324종이 등재 승인을 받아 국내 학술지의 등재 승인율이 세계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파악된다.

Scopus는 국가 내 다양한 학술단체 및 학술지의 활동이 활발하지만 Scopus에 등재된 학술지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되는 국가에 선정자문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 중국, 태국과 함께 Scopus에서 국가별 선정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 4개국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Scopus 선정자문위원회 설치 후 2020년에 새로 Scopus 등재 승인을 받은 중국 학술지 수가 84종으로 크게 증가했다. 러시아의 경우 Scopus 선정자문위원회 설치 후 2019년부터 매년 65종 이상의 러시아 학술지가 새롭게 Scopus 등재 승인을 받고 있다. Scopus 선정자문한국위원회는 Scopus 등재를 신청한 국내 학술지를 평가하여 Scopus 본사의 학술지 선정위원회(Content Selection & Advisory Board, CSAB)에 평가 정보를 제공하고 추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국내 학술지 편집인과 담당자들에게 Scopus 등재 관련 다양한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여 국내 학술지의 Scopus 등재율 증가와 학술지의 질적인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학술지가 Scopus 등재 신청을 하면, 먼저 Scopus 팀에서 중요한 5가지 기본 요건인 전문가 심사(peer-review), 영문 초록(English abstracts), 정기적 출간(regular publication), 로마자 참고문헌(roman script references), 출판윤리 정책(publication ethics statement)을 확인한다. 이 기본 요건 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하면 review 과정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자동 탈락하게 되는데, 최근에 학술지들이 자동 탈락하는 가장 많은 요인이 출판윤리 정책을 Scopus에서 원하는 수준으로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측면의 연구출판윤리 문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므로 Scopus에서 원하는 출판윤리 정책의 수준도 계속 강화되고 있다. 현재는 16가지의 Principles of transparency & best practices 항목을 학술지 홈페이지에 영문으로 적절하게 제시하는지를 점검한다. 이러한 16가지 항목을 잘 준비하는 것은 학술지의 투명성을 높이고 처리 방침들을 확립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학술지의 연구윤리를 강화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Scopus에 등재 신청을 할 때 이 16가지 항목에 대한 준수 여부를 확인해야 하므로, 등재 신청을 하고자 하는 학술지라면 반드시 잘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항목들이다. 정기적 출간도 국내 학술지들이 자동 탈락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원래 계획한 정기적 출간을 지키지 못하거나 정기적 출간을 하더라도 논문 편수가 급격히 줄어들면, 학술지가 관련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되어 자동 탈락하게 된다.

Scopus team의 기본 요건 점검을 통과한 국내 학술지는 Scopus 선정자문한국위원회 위원장의 사전 심사, 관련 분야 위원의 본 심사를 받게 된다. 위원장의 사전 심사에서는 학술지의 기본적인 요건, 즉 홈페이지의 수준, 편집인과 저자의 국제적 다양성, 학술지 논문의 인용 현황, 게재된 논문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 학술지의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몇 가지 장단점들을 정리해 본 심사위원에게 전달한다. 본 심사에서는 학술지 정책(journal policy) 관련 4개 항목, 내용의 질(quality of content) 관련 4개 항목, 학술지의 위상(journal standing) 관련 2개 항목, 정기성(regularity) 관련 1개 항목, 온라인 사용 편의성(online availability) 관련 3개 항목을 포함해 총 14개 항목에 대한 깊이 있는 심사가 진행된다. 이러한 Scopus 선정자문한국위원회의 심사 결과가 CSAB의 관련 분야 위원에게 전달되고, 이 심사 결과와 CSAB 위원의 판단을 종합하여 최종 판정이 이루어진다


<그림 1> Scopus 검색 사이트에서 등재 신청한 저널의 논문이 Scopus에 등재된 다른 학술지에 의해서 인용된 실적을 검색하는 방법.

최근에 탈락한 국내 학술지의 탈락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이 학술지의 위상과 관련된 인용 횟수 부족이다. 특히, Scopus에 등재된 다른 학술지들이 대상 학술지의 논문을 인용한 횟수가 낮다는 지적이 많았다. Scopus 검색 사이트에서 이를 점검할 수 있으니, Scopus 등재 신청을 준비하는 학술지는 인용 횟수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림 1에 나타난 것처럼, Scopus 검색 사이트에서 References를 선택하고 신청하는 학술지의 이름을 입력하여 검색한 후 우측 상단에 있는 ‘view secondary documents’를 클릭하면 된다. 하지만 Scopus에 등재되지 않은 국내 학술지의 경우 기등재된 다른 학술지로부터 인용을 받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므로, 보통 매년 10편 이상의 논문이 인용되기는 어렵다. 특히 한국어로 작성되는 국내 학술지라면 Scopus에 등재된 다른 학술지에 의해서 인용되기란 더욱 어렵다. 따라서 Scopus 선정자문한국위원회에서는 CSAB에 한국학술지인용색인(Korea Citation Index, KCI) 통계자료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술지 등재 여부 최종 판단 시에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Scopus 선정자문한국위원회에서는 심사 결과를 CSAB에 보낼 때 KCI 통계자료, 특히 해당 학술지의 인용지수(impact factor), 분야별 순위, 자기인용 비율을 제공하고 있다.

학술지의 위상과 관련된 편집인의 수준도 국내 학술지 탈락 원인 중 하나이다. Scopus 등재 신청을 할 때 대표적 편집인 3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대표적 편집인은 editor-in-chief, executive editor와 같은 학술지의 편집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편집인을 의미한다. 이러한 대표적 편집인 3인의 인용도가 낮으면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런데, 편집인 중 editor-in-chief, executive editor 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용도가 높다는 이유로 대표적 편집인으로 선정하는 것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따라서, 학술지의 editor-in-chief, executive editor와 같은 대표적 편집인들은 인용도가 높고 학계에서 명성이 높은 학자로 구성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학술지 정책과 관련된 편집인과 저자의 국적 다양성, 이와 관련된 Aims & Scope도 국내 학술지의 탈락 원인 중 하나이다. Aims & Scope에 국제 학술지로 기여하고 있는지 혹은 지역 학술지로 기여하고 있는지 명확한 설명 없이 편집인 혹은 저자의 국적 다양성이 부족하면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마찬가지로 Aims & Scope에 국제 학술지로 기여하고 있는지, 지역 학술지로 기여하고 있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해당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인용하는 논문들이 대부분 한국 학술지의 논문이라면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반대로 Aims & Scope에 지역 학술지로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제시하면, 편집인 및 저자의 국적 다양성이 다소 부족하거나 주로 한국 학술지의 논문들로부터 인용을 받더라도 부정적인 평가를 면할 수 있다. 따라서, 학술지의 Aims & Scope와 편집인 및 저자의 국적 다양성, 해당 학술지의 논문을 인용하는 학술지의 다양성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잘 운영되고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학술지의 정책과 관련된 전문가 심사 절차도 국내 학술지의 탈락 원인 중 하나이다. 전문가 심사가 부실하게 이루어진다는 의혹이 발견되면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예를 들면, 심사와 수정 논문 재접수, 게재 승인까지의 기간이 너무 짧은 것도 부정적인 평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 심사 절차의 공정성 및 철저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편집인들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긴급 심사 논문이나 초청 논문, 특별 호 논문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논문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peer review의 철저함을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사용 편의성과 관련된 학술지의 홈페이지 수준도 국내 학술지의 탈락 원인 중 하나이다. 홈페이지가 저자, 독자, 심사자에게 제공해야 할 주요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면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학술지의 투명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홈페이지가 포함해야 할 정보의 종류 및 양이 늘어나고 있다. 연구윤리와 관련된 16가지 Principles of transparency & best practices 항목을 잘 준비하는 것은 홈페이지의 온라인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학술지 홈페이지에 대한 접근이 어렵거나 학술지에 관한 정보들이 하나의 홈페이지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홈페이지에 나뉘어 있는 경우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접근성이 좋은 하나의 홈페이지에 학술지의 주요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모아 놓는 것이 필요하다.

우수한 학술지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학문적 발전을 토론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매체이다. 우수한 학술지가 갖추어야 할 다양한 조건들이 있으며, 이 조건들은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Scopus와 같은 국제 색인에 등재되는 것은 기본적인 요건을 갖춘 우수한 학술지로 인정받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국제 색인 등재가 학술지 발전을 향한 지름길이 될 수 있으므로, 국내 학술지의 국제 색인 등재를 위한 다양한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중국 학술지의 국제 색인 등재를 위한 적극적 지원을 시작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연간 Scopus에 신규로 등재되는 중국 학술지의 목표 개수를 정하고 학계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학술기관과 학술지들이 많기 때문에 국제 색인 등재를 통한 국내 학술지의 질적 수준 향상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국내 학술지의 질적 수준 향상은 관련 학계의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관련 학자들의 활발한 학술 활동을 장려함으로써 국가적 과학기술 경쟁력 향상에도 중요하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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