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사이언스와 편집인의 역할

박다정1, 윤철희1,2 | 1서울대학교, 2과편협 출판윤리위원장

오픈 사이언스(open science)는 디지털 혁명과 함께 지난 수년간 학술 및 출판 산업의 흐름에 폭넓은 변화를 유도하였다. 이에 오픈 사이언스의 기본원칙에 대한 인식, 실천을 위한 마음가짐과 함께 공정, 공평, 객관적 타당성, 정직, 투명하게 저자를 대우할 책임은 편집인에게 더욱 크게 요구되는 능력으로 대두될 것이다.

미래의 편집인은 현재 학술지 및 출판사에서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 오픈 사이언스의 6개 기본 원칙에 기반하여 편집인의 역할과 책임, 이해 상충과 해결, 편집업무 속에서의 디지털 혁명의 역할에 대한 고찰을 통해 활발한 산업 변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본고에서는 오픈 사이언스와 편집인의 역할에 대해 미래지향적 측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Open science

Open science란 과학을 수행하는 과정이나 결과물로 얻어지는 모든 정보, 연구 및 데이터 등에 대한 장벽 없는 접근을 제공하기 위한 개방성, 투명성, 빠른 지식 공유, 공평 및 공정성을 실천하려는 사회 정의에 기초한다고 할 수 있다[2]. 이러한 open science는 open access, open methodology, open source, open data, open peer review, open educational resources의 6가지 기본 원칙으로 구성된다(그림 1)[1].

오픈 액세스(Open access, OA)란 정보생산자가 이용자가 되고 이용자가 다시 생산자가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학술논문의 저자는 출판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지 않아 라이선스 요금, 회비, 접근 비용 문제 등의 경제적 장벽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저작권 등의 저자 권한을 출판사나 학술지에 이양하지 않아도 되며 학술논문으로의 영구적인 접근이 보장된다. OA 방식은 학술지를 통한 발간과 디지털 지식정보를 생성, 수집, 관리하여 유통시키는 디지털 방식 두 가지가 있다. 이러한 OA를 실현하기 위해서 정부/공공기관은 관련 관리조직을 구성하고 전문인을 양성해야 하며 출판사/학술지는 이와 관련된 정책을 수용하고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 성과물과 논문을 기탁 및 투고하도록 유도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Open methodology란 타 연구자가 해당 연구 과정과 결과를 구현해 낼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 방법에 대한 설명은 연구 과정의 핵심 요소로 다른 연구자들이 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해당 방법의 재현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Open methodology를 가장 확실하게 구현하는 방법 중 하나는 open source이다. 그 목표는 한편으로는 결과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재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림 1> The six principles of open science based on UNESCO presentation of 17 February 2021[2].

Open data는 과학적 연구 과정에서 생성되는 기본값 및 결과들에 대한 공개를 말한다. 즉,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온라인에서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Open peer review는 동료심사 또는 출판 과정 어느 시점에서든 저자와 심사자의 신원을 서로에게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eLife 학술지는 동료심사자의 평가를 저자, 독자 및 기타 이해 관계자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동료심사 과정을 개선해왔다. 이러한 eLife 학술지의 편집 과정은 저자의 주장과 결론이 논리적이고 합당한지 여부에 대한 동료심사자의 의견, 수정 요청, 그리고 저자들의 답변과 편집 결정에 대한 모든 내용을 공개한다[4].

오픈 사이언스는 앞으로도 학술지 정책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지금까지는 저자의 권리와 윤리에 더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편집 과정이나 편집인에게도 다양한 변화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오픈 사이언스의 6가지 기본 원칙에 기반한 편집인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편집인의 이해 상충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인의 역할과 책임

편집인은 공정, 공평, 객관적 타당성, 정직, 투명하게 저자를 대우할 책임이 있으며[3], 학술지는 편집인과 저자 사이의 이해 상충에 대한 정책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저자의 작업에 대한 비밀유지를 해야 하며 동료심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 행위와 윤리 문제를 다루는 정책을 주기적으로 검토하여 효율적이고 빠른 동료심사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일들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편집인은 저자에게 다음 사항을 요구할 수 있다: 연구비 사사 명시, 기관의 적절한 위원회(윤리)로부터의 승인, 세포주나 사용한 동물이 정확한지 명시, 동물 실험에 대한 전문기관 및 정부의 규정 준수, 인종을 다룰 경우 어떤 기준들이 적용되었는지 명시.

편집인은 저자에게 편집 정책에 해당하는 사항들도 요구할 수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심사 중이거나 게재 예정인 논문의 복사본, 필요 시 보충 결과 또는 데이터가 보관된 장소의 명시, 저작권과 관련하여 그림이나 표의 원작자로부터의 허가 여부, 지적재산권 이양계약서 또는 라이선스 계약 내용 등의 편집 정책에 해당하는 사항.

편집인은 저자뿐 아니라 심사(자)에 대한 책임도 지는데, 심사자 선정 시 투고 논문과 전공 분야가 적합한 연구자를 택해야 하며 특정 심사자만을 집중적으로 활용해선 안된다. 학술지는 투고 논문의 비밀이 유지되고 심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심사자를 위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심사자가 투고 논문의 내용을 도용하거나 심사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을 논문 게재 전에 활용하여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심사자의 노고를 치하할 수 있도록 감사 표시나 공문 편지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을 실행하는 것이 좋다.

편집인의 이해 상충

출판에서 이해 상충은 편집 결정을 편향시킬 수 있는 이해관계 및 조건으로 정의될 수 있다. 개인적, 정치적, 재정적, 학문적, 또는 종교적 고려 사항은 다양한 방식으로 객관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편집자는 자신의 부서나 연구 협력자, 공동 저자가 제출한 원고와 같이 자신의 이익과 충돌하는 원고에 대한 결정을 피해야 한다. 이해 상충이 실제 발생할 수 있는 경우 편집자는 의사 결정 책임이 있는 다른 편집자에게 처리를 위임해야 한다. 또한 편집자는 과정의 완전한 은폐가 보장될 수 있는 경우에만 저널에 자신의 원고를 제출해야 하고, 저널은 편집자, 부편집인, 편집위원, 동료/학생이 제출물을 처리하도록 안내하는 절차를 마련하여 이해 상충을 방지하는 의사 결정과 동료 검토를 허용해야 한다.

재정적 이해 상충은 개인이나 조직이 원고를 출판하거나 거부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그들이 재정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때 발생한다. 재정적 이해 상충에는 급여, 이해관계가 있는 회사의 보조금, 명예, 주식 또는 지분, 지적재산권(특허, 로열티 및 저작권)이 포함될 수 있다.

잠재적인 직·간접적 재정적 이해 상충의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다. 직접적인 경우는 편집자, 저자, 또는 검토자가 특정 상용 제품과 관련한 연구를 보고하거나 고려하는 동안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지분 또는 스톡 옵션을 보유하고 있어서 긍정적 평가가 직접적인 재정 이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을 때이다. 간접적인 경우는 학술지에 출판된 호의적인 보고서의 결과로 제품이 잘 될 경우 그에 대한 보상으로 해당 조직에 고용될 때이다. 유사하게, 연구 논문의 중요성에 대해 논평하는 사설의 저자가 경쟁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컨설턴트면 긍정적인 결과를 최소화하는 글을 쓸 수 있다. 연구자가 이전에 금전적 혜택(예: 컨설팅 비용, 명예, 또는 연설 비용)을 받은 영리 기업 제품의 연구를 수행할 때는 상황이 약간 다른데, 이러한 경우 평가와 연구자가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과거의 사례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해 상충으로 간주하여 공개해야 한다.

기타 비금전적 이해 상충도 공개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개인적, 정치적, 학문적, 종교적 갈등이 포함된다. 출판을 위해 제출을 준비 중인 결과와 유사한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원고를 평가하는 심사자는, 자신의 원고가 승인될 때까지 심사를 연기하고 싶은 유혹을 받거나 현재 진행 중인 개념이나 가설에 의해 평가 논문이 부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위와 같은 이해 상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부 편집자와 학술지는 저자에게 연구 지원을 제공한 조직을 식별하고 연구 및 결과 분석에서 이러한 조직이 수행한 역할을 설명하도록 요구한다. 저자는 논문에 언급된 제품의 제조업체 또는 경쟁 제품의 제조업체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개인적, 재정적 및 기타 관계를 공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부 학술지는 해당 제품의 제조 또는 판매에 관련된 상업 조직에서 재정적으로 지원한 연구 논문의 투고를 허용하지 않는다. 많은 학술지가 동료심사 과정에서 공개된 이해 상충을 기밀로 유지하라는 ICMJEa 의 권장사항을 따른다.

편집인은 이해 상충 공개를 포함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오픈 사이언스 및 디지털 혁명과 함께 변화하는 학술 및 출판산업에 빠르게 적응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미래의 공정한 출판산업 실현을 위해서는 출판사/학술지뿐만 아니라 정부/공공기관도 관련 관리조직을 구성하여 연구자의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국제 경쟁력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

참고문헌

1. Wikipedia. Open Science. Available from: https://en.wikipedia.org/wiki/Open_science [last checked on 2021 Oct 1].

2. The Fifth Meeting of the UNESCO Open Science Advisory Committee. February 17, 2021. Available from: https://en.unesco.org/sites/default/files/5th_advisory_committee_report.pdf

3. Flanagin A, Frey T, Christiansen SL; AMA Manual of Style Committee. Updated Guidance on the Reporting of Race and Ethnicity in Medical and Science Journals. JAMA 2021;326:621-627. https://doi.org/10.1001/jama.2021.13304.

4. eLife. Peer review. Available from: https://elifesciences.org/about/peer-review [last checked on 2021 Oct 1].

a) The ICMJE is a small group of general medical journal editors and representatives of selected related organizations working together to improve the quality of medical science and its repor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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