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

김서경1, 윤철희1,2 | 1서울대학교, 2과편협 출판윤리위원장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발병하여 세계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모든 나라에 비상이 걸렸다. 급성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SARS-Cov)의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spike) 단백질이 변화하면서 사람의 앤지오텐신 전환효소(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와 결합하여 인간에게 감염과 질병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일부 환자는 일주일 내외로 호흡 곤란을 경험하게 된다. 중증 환자의 경우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 급성 호흡 부전, 응고병증, 패혈성 쇼크 및 대사성 산증과 같은 증상을 포함하는 상태로 빠르게 진행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초기 감염력이 높고 발병 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의 임상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더 빠르고 정밀한 식별 및 적절한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중증환자가 호흡 곤란을 겪는 경우에는 집중 치료실을 최대한 빨리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문화적 불평등 장벽을 낮추고, 치료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조기에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전염병 중에서 성별을 둘러싼 격차를 포함하여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보고가 있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각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대유행 형태로 다양한 국가, 인종, 및 모든 사회 계층에서 발생하면 서 새로운 국면의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사협회지(JAMA)에서는 히스패닉계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등 유색인종의 감염률과 사망률이 백인의 2~3배 가까이 높은 현상을 두고 해당 인종별 감염률 및 사망률 격차에 대해 옹호 및 비판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옹호하는 입장은 이러한 차이가 생물학적 차이로부터 발생하는 현상이거나 기저 질환의 차이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회적인 비판의 목소리는 사회 및 경제적인 환경과 인종 차별이 그 근본 원인임을 제시하고 있다[1,2]. 이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병률 차이는 다양한 인종 및 소수 민족이 존재하는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났는데, 사회적, 경제적 약자에게서 발생률이 더 높다는 점에서 윤리적, 정책적 논쟁이 야기된 것이다. 먼저, 이러한 인종에 따른 질병적 차이의 원인으로는 낮은 의료보험 가입 비율, 당뇨병과 고혈압 등 심각한 기저 질환의 차이, 그리고 제도적 불평등을 들 수 있다. 보험 미가입 비율을 보면 히스패닉계는 백인에 비해 약 3배, 그리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거의 2배에 이른다[3]. 이미 만연해 있는 심한 기저 질환 및 의료 혜택에 대한 장벽 등의 차별로 인해 소수 인종 및 소수 민족의 대다수 구성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공중 보건 비상사태에 취약하다는 의견이다[4]. 또한 이들 유색 인종들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이 밀집하여 살고, 나아가 지역 방역 조치에서 소외되었기 때문에 전파에 더 취약했다는 의견[5] 역시 설득력이 있다.

소수 인종 및 소수 민족에서 나타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발병률의 차이는,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구성원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할 경우 모두의 건강이 위협받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의 확산 증가에 대한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필연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정부, 정책 결정권자, 공중 보건 전문가, 지역 자치단체, 의료 기관 및 의료진, 그리고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을 각자의 위치에서 수행해야 할 것이다. 공중 보건 비상사태에서 사회적인 차별로부터 발생하는 감염병 발병률 차이 및 확산에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소수 민족 및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을 모두 보호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는 첫째, 복지에 대한 사회적 약자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불평등을 초래하는 원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근본 원인을 정확히 인지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요구되기 때문에, 보건복지 측면에서 이러한 차별 및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동시에 이를 제대로 알리고, 나아가 공중 보건의 불평등 현상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하겠다. 둘째, 이러한 사회적 약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에 대한 불평등 요인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한 능동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국적, 인종, 성별, 나이, 빈부 등을 초월해 누구나 감염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대처 능력은 불평등하기 때문에[6], 차별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필요성에 대해 일반 대중과 공감하며 정치적·정책적인 지원을 구축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생물학적인 차이를 인종주의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중증 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7]. 성별에 따른 감염비율 및 원인은 아직 명확히 비교되지 않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사망자 수를 성별로 분석한 결과 남성의 사망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사망자가 남성에게서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여러 국가에서 관찰되고 있는 현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하는 성별 비율의 통계적 결과를 분석하여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감염증에 대응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사망률이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높은 것은 생물학적 및 사회적 성별 규범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에는 고혈압, 심혈관 질환 및 폐 질환 등이 포함되고 이러한 병변은 남성에게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상대적으로 높은 흡연율과 음주 비율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8]. 하지만 아직 세계적인 유행 단계에서 이러한 성별의 차이는 생물학적 차이와 행동적인 차이로부터 기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유럽과학편집인협회(European Association of Science Editors) 및 기타 여러 기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때 인구 통계 데이터에 의거하여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연령, 성별, 인종 등을 모두 포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9].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치료 및 백신 개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차별이 발생할 경우 사회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성별의 차이는 연구의 설계와 수행 및 과학적 결과의 보고에서 자주 간과되기 때문에, 연구전반에서 성별의 중요성을 인지한 분석 수행이 요구된다. 나아가서 편집인들은 과학의 문지기로써 연구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 기본틀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10] 이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명확히 밝히는 데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현재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또 다른 사회적 불평등 현상으로는 바이러스와 접촉한 사람, 나아가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특정 인종 및 민족 배경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차별적인 시선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특정 질병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고정관념이나 차별대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몇 가지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1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감염된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닌, 가족, 친구 및 지역사회에 모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들을 고립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질병과 관련이 있다는 인식으로 인해 사회적 편견이 발생할 경우 차별을 피하고자 질병을 숨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회적으로 차별적인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되, 검증되지 않은 루머나 공포심을 조성하는 이야기들을 확산시키는 것은 이러한 차별에 기여하는 행동이기에 지양해야 할 것이다.

바이러스에는 국경이 없고, 바이러스에 대한 취약함의 정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병률은 차별적인 결과를 보이지만, 이러한 질병 대유행에 불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나 국민모두가 인식을 개선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US CDC). 의료 형평성 고려사항 및 소수인종과 소수민족. https://korean.cdc.gov/coronavirus/2019-ncov/need-extra-precautions/racial-ethnic-minorities.html

2. David R. Williams and Lisa A. Cooper. COVID-19 and health equity—a new kind of “herd immunity”. JAMA 2020;323:2478-80. https://doi.org/10.1001/jama.2020.8051.

3. Bartel AP, Kim S, Nam J, Rossin-Slater M, Ruhm C, Waldfogel J. Racial and ethnic disparities in access to and use of paid family and medical leave: evidence from four nationally representative datasets. Monthly Labor Review,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2019. https://doi.org/10.21916/mlr.2019.2.

4. 임솔. 코로나19 사망자 200명, 치명률 1.93%...80세 이상 20.43%, 기저질 환 없는 사망자 1명. Medicate News 2020 Apr 8. https://www.medigatenews.com/news/1889234181

5. Anthopolos R, James SA, Gelfand AE, Miranda ML. A spatial measure of neighborhood level racial isolation applied to low birthweight, preterm birth, and birthweight in North Carolina. Spat Spatiotemporal Epidemiol 2011;2:235-46. https://doi.org/10.1016/j.sste.2011.06.002.

6. Thomas DSK, Phillips B, Lovekamp W, Fothergill A. Social vulnerability to disasters. 2nd ed. Hoboken: CRC Press; 2013.

7. 김은영. “코로나19 변종 생겨도 백신 개발 낙관적”: 과총-재외 과학자들, 백신 및 치료제 개발 현황 공유. The Science Times 2020 Jun 4. http://www.sciencetimes.co.kr/news/코로나19-변종-생겨도-백신-개발-낙관적/

8. Cai H. Sex difference and smoking predisposition in patients with COVID-19 [published correction appears in Lancet Respir Med 2020;8:e26]. Lancet Respir Med 2020;8:e20. https://doi.org/10.1016/S2213-2600(20)30117-X

9. 크리스틴 로. 코로나19: 왜 일부 인종이 더 취약하게 나타날까? BBC Korea 2020 Apr 25. https://www.bbc.com/korean/news-52422855

10. 연구에서의 성별과 젠더 형평성: SAGER 지침의 근거 및 이용방법(한 국어 번역본).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2019. http://www.ease.org.uk/wp-content/uploads/2019/05/Sex-and-gender-equity_in-Korean_Final-May-23-2019.pdf

11.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A guide to preventing and addressing social stigma associated with COVID-19. WHO; 2020 Feb 24. https://www.who.int/publications/m/item/a-guide-to-preventing-and-addressing-social-stigma-associated-with-covid-19?gclid=CjwKCAjw26H3BRB2EiwAy32zhclMbEQqU0CAhvjIiD-noIr2QRYrj9RvtGsbWryXPRUhaft2M71HlRoCKR0QAvD_B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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